곳곳이 단풍으로 물들면서 완연한 가을이라고 느껴지는 요즘, 주말에 어디로 나들이를 갈까 고민 중이었는데,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서 가을을 맞아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조선왕릉 숲길 9개소를 개방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2019년부터 봄, 가을철에 조선왕릉 숲길을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해 왔다는데 나는 한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왕릉도 보고 숲길도 걷다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조선왕릉 숲길 개방은 구리 동구릉 ‘휘릉~원릉 및 경릉~자연학습장 숲길’,  남양주 광릉의 ‘복자기나무 숲길’, 남양주 사릉 ‘능침 뒤 소나무길’, 서울 태릉과 강릉 ‘태릉~강릉’, 서울 의릉 ‘천장산~역사경관림 복원지’, 파주 장릉 ‘능침 북쪽 숲길’,  화성 융릉과 건릉 ‘융릉~건릉 숲길’, 파주 삼릉 ‘영릉~순릉 작은 연못 및 공릉 능침 북측 숲길’, 여주 영릉과 영릉 ‘영릉 외곽 숲길’ 의 9곳이 개방 대상이다.

나는 가장 가까운 서울 의릉에 방문해보기로 했다. 미리 알아보니 개방 시간은 해당 조선왕릉 관람시간과 같고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10월 관람시간인 9:00~18:00 사이 방문했다. 

매표소에 가니 지역 주민, 만65세 이상, 만24세 이하, 다자녀 부모, 장애인, 유공자, 임산부, 군인 등은 요금 할인 또는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만24세 이하에 해당되어 무료로 입장권을 받았다. 이 외에도 한복착용자, 차상위계층 등 무료 관람 대상 범위가 넓어서 자신이 해당되는지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입구에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서 발행한 의릉 안내서도 있었는데 지도와 함께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어 의릉 관람, 숲길 산책 내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의릉의 경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왕릉이 보인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록 잔디와 가을 하늘, 능의 조화가 인상깊었는데 의릉은 조선 제20대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 어씨의 능이라고 써있었다. 의릉 안내서와 곳곳의 안내판을 통해서 경종은 어떤 왕이었는지, 경종릉과 선의왕후릉은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어있는지 등등 자세한 역사적 내용도 접할 수 있었다. 나들이 삼아 방문했는데, 역사적 의미까지 되새길 수 있어 아이와 함께, 가족과 함께 방문해도 참 좋을 듯 하다.

왕릉의 정문에서부터 산책로를 따라가며,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감상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 했다. 나 말고도 주말을 맞아 숲길을 산책하고, 의릉을 관람하는 관람객이 많았는데 다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여유를 즐기는 것 같아 참 보기 좋았다. 내가 방문한 의릉은 특히 서울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아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역사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의릉과 의릉 숲길을 다녀온 후 인터넷에서 다른 왕릉에 다녀온 후기들을 좀 살펴보니 왕릉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숲길의 경관이 있어, 다음 숲길 개방에는 다른 왕릉에 한번 방문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혼자 숲길을 걷다보니 도심 속에서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원하는만큼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걷는 길이 단순한 산책과는 다른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다. 숲길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탁 트인 풍경과 맑은 공기 덕분에 차분히 생각 정리를 하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왕릉 숲길 개방은 가을을 만끽하며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조선왕릉에 대해 잘 몰랐거나, 이번 주말 어디로 나들이를 갈까 고민 중이라면 이번 기회에 가을 나들이를 겸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개방과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각 조선왕릉 관리소에 문의하거나 국가유산청 누리집(www.khs.go.kr) 및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khs.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국가유산청 누리집 https://www.khs.go.kr/main.html

▶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https://royal.khs.go.kr/ROYAL/main/index.do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