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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톡톡] ‘직장 내 스트레스’ 덜 받는 법
몇 년 전부터 MZ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MZ세대는 1980년에서 1994년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말인데요. 이 MZ세대가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굳어지면서 우리 사회에는 MZ세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 MZ세대들을 접하는 기성세대들에게 그러한 생각이 강한 것 같은데요. 기성세대 분들은 과거 직장에서는 당연했던 야근도 회식도 하기 싫어하고 돈을 많이 벌거나 승진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 MZ세대를 ‘이상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세대 간 갈등과 세대 이해의 필요성
세대 차이는 직장 내 갈등과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소위 MZ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을 불편해하고, 기성세대들은 괜히 문제를 크게 만들까봐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려 하죠. 이러한 상황은 우리 모두의 정신 건강에도, 의사소통이 중요한 직장의 업무효율성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5일, 하루에도 깨어 있는 시간의 2/3 이상을 보내야 하는 직장생활을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세대 이해의 키워드, 문화
방법이 있습니다. 세대 차이를 문화 차이로 생각해 보는 겁니다. 우리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외국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와 생각과 가치관도 다르고 먹는 음식도 행동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그러한 차이는 그들의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관대한 우리가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을 세대가 다르다고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문화란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문화가 더 우월하고 어떤 문화가 더 못하다는 인식은 옳지 않습니다. 문화는 각자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최선을 다해 적응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문화에는 사고방식, 가치관을 비롯해서 감정을 경험하는 방식과 습관, 대인관계 양식 등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시대에 따라서도 변화합니다. 시대에 따라 살아남기 위한 가치들이 달라져 왔기 때문이지요. 옛말에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습니다. 대한민국처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화해 온 나라에서 10년, 20년, 한 세대는 그야말로 문화가 변하기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1980년대와 90년대의 문화에 익숙한 분들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경직된 분위기가 남아 있어 권위주의적 기업 문화가 있던 시절입니다. 회식도 많고 야근도 많았지만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었죠. X세대로 대표되는 개인주의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지만, 이어지는 IMF 구제 금융과 외환위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회사가 먼저라는 인식이 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고 아버지는 회사에서, 어머니는 집에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였죠.
하지만 청년들은 2000년대 이후의 환경에 적응해 온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는 회사보다는 개인의 삶이 중요하고 사회적 성취보다는 스스로의 만족과 즐거움을 우선하는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여러 경제 위기들을 거치며 회사가 개인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면도 큽니다. 사회가 양극화되며 경쟁도 심해졌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기에는 점점 더 큰 비용이 필요해졌고 결혼과 출산도 그에 따라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의 차이는 이렇듯 시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문화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니, 겨우 한 세대가 지났을 뿐이지만 사고방식부터 가치관과 행위양식, 뭐 하나 일치하는 것을 찾기가 힘들어진 것이죠. 하지만 세대 차이는 어느 한 쪽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시대에 적응해야 했던 결과일 뿐입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문화를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하듯이, 서로 다른 세대들도 그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은 없습니다. 상대를 이상한 사람이라 규정하고 선을 긋는 것은 공존의 자세라 할 수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듯이 조금 더 서로의 입장에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직장이라는 맥락, 좀 더 생각해야 할 것들
그러나 직장생활이라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말로 그칠 주제는 아닙니다. 직장에는 직급이 있고 체계가 있으며 정해진 시간 내에 해야 할 업무와 조직의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장에서는 완전히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가 있을 수 없고, 연령과 지위에 따른 위계를 중시해 온 대한민국에서, 2~30대 청년 세대들은 분명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직장에서의 세대 이해는 어느 정도 가중치가 필요합니다. 기성세대가 아직은 사회 경험과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청년 세대에 대해서 보다 관대한 눈을 갖는 것이죠. 청년 세대에게 관대하라는 말이 모든 것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회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지식들을 후속 세대에게 가르치는 것 역시 기성세대의 역할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방기하는 것도 바람직한 기성세대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청년 세대들도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2,30대 청년들이 직장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꺼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나이 때는 사회적 기술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 학교와 집만을 오갔던 이들이 사회적 기술을 연마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새로운 일과 관계에 익숙해지면서 사회적 기술도 차차 늘어나는 것이지요.
당장의 낯설고 힘듦을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부당함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명백한 부당함과 부조리를 참고 넘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사회에서 서로가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라는 측면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배울 것은 배우면서 모든 경험을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삼으려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겠습니다. 문화 이해의 핵심은 상호존중입니다. 상대방을 내 아래나 위가 아니라 동등한 한 사람으로 보기 위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직장생활을 위해 서로 한 발짝씩 내딛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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