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국립극장 레드카펫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많아졌다.
차에서 누군가 내릴 때마다 주변을 둘러싼 팬들의 환호성도 커졌다.
까치발을 들어야 겨우 레드카펫이 보일 만큼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서 외국어도 꽤 들렸다.

10월 2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제16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매년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대중문화예술인과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자긍심과 창·제작 의욕을 높이기 위해 '대중문화예술상' 포상자를 선정해 수여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빛낸 거장들이 모여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는 시간을 가졌다. 
레드카펫을 지나 포토 라인에서 한마디씩 소감을 이야기하는 동안 계속해서 차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배우 박보영은 차 안에서부터 창문을 열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어 6시부터 해오름극장 내부에서 식이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 박선영과 배우 김민규는 하루 전인 22일에는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제작 스태프를 위한 시상식을 전하며 '오늘 행사는 말 그대로 무대의 앞과 뒤를 비추는 완성된 축제' 라고 말했다.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의 축사로 시작됐다.
최 장관은 올해 처음 성우, 연주자 시상을 하게 돼 뜻깊다고 말하며 앞으로 무대 뒤 공헌자들을 세심하게 살피고 공정한 환경 조성과 AI·플랫폼 시대의 정당한 권익 보장과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체부 장관 표창을 시작으로 훈장까지 수상자들이 호명에 따라 무대로 걸어 나갔다.
김해숙, 이병헌, 지드래곤(권지용)을 비롯한 우리에게 친근한 얼굴들이 앞으로 나갈 때마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커졌다.
오랜 시간 예술을 해온 그들이었지만, 큰 무대 앞에서는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 그 무게감이 느껴져서였을까. 관객인 나도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긴장감이 들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엄마들이 있잖아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연결해서 제가 표현해 보고 싶다는 그런 욕심이 있었어요"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한 배우 김해숙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그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엄마도 장르다' 라며 가슴 아픈 모성애부터 카리스마 있는 엄마 역할까지 다양한 엄마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내 마음을 울렸다.
지금까지 내가 엄마 역할에 관해 그렇게 열심히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엄마 역할에 그렇게 많은 유형이 있다는 점도 새삼스러웠고 어쩌면 묻힐 수도 있을 연기에 혼을 다해 연기하는 생각이 몹시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그는 요란하지는 않지만, 항상 친근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 김해숙 외에도 보관문화훈장에 배우 이병헌, 정동환, 옥관문화훈장에 가수 지드래곤(권지용), 희극인 故 전유성, 성우 배한성이 받았다.
밝은 표정으로 등장한 지드래곤(권지용)은 "6살 때쯤 처음 오디션장에 가서 지금까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어렸을 때 존경하던 가수를 제가 한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 매일 좋은 꿈을 꾸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생각해 보면 그 말이 참 좋은 것 같다. 하루하루 꿈을 쫓아가다 보면 그 꿈에 가까이 가지 않을까. 모두 좋은 꿈 꾸시길 바란다." 라고 밝혔다.
배우 이병헌은 "이 훈장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서 앞으로 한국의 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더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라는 소감을 전했다.
대통령 표창은 배우 김미경, 이정은, 이민호, 가수 동방신기, 세븐틴, 로제, 성우 김은영이 받았다.
배우 이정은은 "빨래라는 공연을 했을 때 말기 암으로 고생하는 분이 공연을 보고 인생 마지막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말씀이 기억난다. 문화가 이렇게 한 명 한 명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기쁘고 그런 직업으로 대중들과 만나 영광이다." 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표창은 연주자 최희선, 배우 박보영, 박해준, 주지훈, 김지원, 김태리, 가수 트와이스, 에이티즈가 받았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기타를 만진 지 60여 년이 되었고, 직업으로는 47년 정도 된 것 같다. 12년 전 조용필 형님이 이 자리에서 수상했을 때 축하 연주를 했는데 오늘 직접 받게 돼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열심히 기타를 치겠다." 라고 밝혔다.
60여 년을 한길로 걸어왔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렇기에 이 상을 받게 된 것이고, 또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은 희극인 이수지, 가수 아이들, 라이즈, 르세라핌, 제로베이스원, 배우 지창욱, 추영우, 고윤정, 변우석 등을 포함해 안무팀 베베가 받았다.
희극인 이수지는 "누군가가 상처받지 않는 건전하고 즐거운 개그로 대중에게 큰 웃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수상 중간에는 카이와 베베의 공연을 비롯해 배우들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함께 상영되며 분위기를 달궜다.
그렇지만 식이 화기애애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세상을 뜬 희극인 故전유성의 별세 사흘 전 수상 소감이 흘러나오자 모두 숙연해졌다. 
대중에게 공개된 마지막 육성이었고 간간이 숨찬 호흡이 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선배들 수상을 보며 코미디언이 많이 받아야 후배도 많이 받겠다고 생각했었다. 저를 거쳐 간다니 무척 영광이다" 라고 전했다.
또 "남들이 안 한 걸 대중들이 재밌어했던 것 같다. 대중들이 저를 유식한 개그맨으로 착각해 주면 좋겠다" 라고 언급했다.
내 기억 속에도 참 독특한 유머를 남겼던 그를 떠올리니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시상식은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깊었다.

학창 시절 연예부 기자를 꿈꿨던 내게,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판 예술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은 특별했다.
지드래곤의 소감처럼, 꿈을 계속 품고 있으면 그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꿈에 한 걸음씩 가까워진다.
특히 김해숙 배우의 '엄마도 장르다' 라는 말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주연, 조연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색을 찾아 나서는 그 열정이야말로 진정한 프로의 자세가 아닐까.
모든 수상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다음 시상식에서는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더 많은 예술인의 노고가 빛을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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