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같은 가을을 속속들이 즐기는 방법, 전국의 단풍 명소를 찾아가는 거예요. 단풍은 하루 20㎞씩 남하하며 당신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평창 삼양라운드힐, 경주 불국사, 정읍 내장산 케이블카, 고창 선운사,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삼양라운드힐(구 대관령 삼양목장)
소개│‘삼양라면’의 그 삼양, 맞아요. 라면과 유제품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에서 운영하는 여의도 7.5배 면적의 목장이에요. 대관령 고산 지대에 자리해 가을이면 단풍 든 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단풍 포인트│단풍 구경을 하는 가장 편한 방법은 셔틀버스를 타고 해발 1,140m 동해전망대에 오르는 거예요. 젖소와 양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10분쯤 바라보면 금세 도착해요. 가깝고 먼 산들의 능선에 화르르 단풍이 번지는 모습에 감탄이 터질 거예요. 광각 모드로 벤치에 앉은 뒷모습을 찍으면 시원스러운 산세를 담을 수 있지요.
전망대에선 다시 버스를 타거나 4.5km 목책로를 따라 트래킹을 하며 내려올 수 있어요. 유순한 능선을 내려가다 찰칵, 또 찰칵. 푸른 초지와 오색 단풍의 대비가 선명해 곳곳이 포토존이 됩니다. 1구간 ‘바람의 언덕’의 나무 계단, 동명의 영화에도 나온 3구간의 연애소설 나무도 포토존으로 유명해요.
꿀팁│목장 생산 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건 필수. 양치기 개 보더콜리가 양들을 모으는 양몰이 공연(10월까지 운영), 양과 타조에게 먹이 주기 등 즐길 거리도 다양해요.
단풍 시기│단풍나무류 10월 22일, 참나무류 10월 23일(가까운 설악산 기준)
- 위치 :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꽃밭양지길 708- 9
- 문의 : 033-335-5044
- 운영시간 : 5월~10월 09:00~17:00/11월~4월 09:00~16:30(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samyangfarm.co.kr
불국사
소개│경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는 비 내리는 가을에 더 운치 있어요. ‘부처 불(佛)’에 ‘나라 국(國)’. 토함산 중턱에 자리한 부처님의 나라가 형형색색 단풍에 물든 풍경은 신라의 불교문화만큼 찬란합니다.
단풍 포인트│불국사가 2022년 쏘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단풍 명소였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970년대 수학여행지로 이름난 명소가 단풍놀이 목적지로도 선택받았다는 뜻이죠. 불국사 최고의 포토존은 청운교와 백운교예요. 붉은 낙엽이 카펫처럼 깔린 33개 돌계단 앞에선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V’를 그리게 돼요.
천왕문 앞에 있는 연못, 반야연지에도 가을이 도착했어요. 수면에 드리운 단풍의 반영은 멍하니 바라보게 될 정도로 아름다워요. 불국사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관음전에선 가을 정취가 완연한 경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요.
꿀팁│일주문과 석굴암을 잇는 편도 2.2km 산길에 도전해 보세요. 40분가량 걷다 만나는 오동수약수터 일대(경주시 진현동 산 288)에는 380여 그루 단풍나무가 단풍 터널을 만들어 가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요.
단풍 시기│단풍나무류 10월 24일, 참나무류 10월 16일(가까운 가야산 기준)
- 위치 :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 문의 : 054-746-9913
-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bulguksa.or.kr
내장산 케이블카
소개│단풍에도 격이 있다면 내장산은 최상급일 겁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 시간이 긴 덕에 내장산 단풍은 어느 산보다 붉고 화려하죠. 단풍나무 수종도 당단풍·좁은 단풍·털참단풍 등 11종이나 되어 국내에 자생하는 거의 모든 단풍을 볼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단풍 포인트│등산이 아니라 단풍이 목적이라면 케이블카를 타면 돼요. 지상에서 연자봉 중턱 540m까지 단 5분 만에 오를 수 있거든요. 발아래 넘실대는 오색 단풍에 잠시도 시선을 떼기 어려울 거예요. 케이블카에서 내려 10분만 걸으면 전망대가 나와요.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모든 단풍의 색감을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죠.
산 밑으로 내려온 뒤에는 또 다른 단풍 명소인 우화정으로 향해요. 연못이 단풍과 산세를 담아낸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아요. 못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걷거나 호수 둘레 단풍나무에서 포즈를 취하면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 사진이 나와요. 우화정 앞 오른쪽 갈림길은 여정의 하이라이트인 단풍터널로 이어져요. 내장사 일주문에서 사찰에 이르는 300m 길은 108그루 단풍나무가 새빨간 터널을 이루는 일직선 길이랍니다.
꿀팁│케이블카는 현장에서 탑승권을 구매한 후 탈 수 있어요. 왕복권을 구입했다면 상부 승강장에 늦어도 오후 5시 30분까지 도착해야 마지막 케이블카를 탈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단풍 시기│단풍나무류 10월 27일, 참나무류 10월 25일(내장산 기준)
- 위치 : 전북 정읍시 내장산로 1179-11
- 문의 : 063-538-8120
- 운영시간 : 3월~11월 09:00~18:00/12월~2월 평일 10:00~17:00, 주말 09:00~17:00/10월 중순~11월 중순 08:00~18:00(탑승권 판매는 운행 1시간 전 마감)
- 홈페이지 : https://naejangsancablecar.com
선운사
소개│사뿐사뿐 걸어 단풍 구경을 하고, 소슬한 가을바람 맞으며 호젓한 숲길을 걷고 싶다면 선운사로 향하세요. 1,500년 역사의 고찰은 평지 사찰이지만 단풍의 운치는 높은 산 못지않아요. 가람 옆 도솔계곡을 품은 숲길에선 단풍과 기암이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어요.
단풍 포인트│단풍이 유독 붉은 곳은 절집 앞을 흐르는 도솔천이에요. 물 위로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드리워 데칼코마니를 이룬 모습은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는 풍경이지요. 일교차가 큰 날 이른 아침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가을빛 머금은 가람을 둘러본 뒤에는 도솔계곡 일대를 걸어보세요. 초봄 동백, 이른 가을 꽃무릇, 가을 단풍. 1년 중 붉은 꽃이 3번 핀다는 국가 지정 명승입니다. 선운사에서 도솔계곡을 따라 산내 암자인 도솔암까지는 편도 3.2km 남짓, 1시간 정도가 걸리는 평탄한 흙길이에요. 단풍나무와 느티나무가 섞인 활엽수림이어서 가을 햇볕을 머금은 단풍잎들을 양껏 볼 수 있답니다.
꿀팁│경내에선 2020년에 보물로 지정된 만세루를 눈여겨보세요. 정면 9칸, 측면 2칸으로 지은 조선 후기의 강당 건물이에요.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보통 정면 3칸으로, 이 같은 9칸 규모는 드물다고 해요.
단풍 시기│단풍나무류 10월 27일, 참나무류 10월 25일(가까운 내장산 기준)
- 위치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 문의 : 063-561-1422
- 운영시간 : 매일 06:00~19:00(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www.seonunsa.org
장태산자연휴양림
소개│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 휴양림이에요. 키가 30m를 훌쩍 넘는 메타세쿼이아 67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죠. 휴양림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늦가을 무렵이에요. 침엽수인 메타세쿼이아는 활엽수 단풍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물들거든요.
단풍 포인트│손꼽히는 포토존은 스카이웨이, 스카이타워, 출렁다리 전망데크예요. 15m 높이에 조성한 스카이웨이는 불그스름한 메타세쿼이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구간이에요. 나무 사이를 걷는 뒷모습만 찍어도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올 거예요. 길 끝의 스카이타워는 27m, 아파트 7층과 맞먹는 높이예요. 타워에 오른 일행이 카메라 앵글을 아래로 두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사이에 서 있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할 수 있어요.
걸음은 인증샷 명소인 출렁다리 전망데크로 이어져요.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야 하지만, 전망데크 바로 아래 바위에서 숲의 붉고 노란 물결이 파도처럼 번지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죠. 단풍이 절정일 때는 사진 대기 줄이 길어 기다림을 감수해야 해요.
꿀팁│관리사무소 옆 생태연못 역시 추천할 만한 포토존이에요. 단풍의 반영이 어룽진 연못과 나무데크를 배경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단풍 시기│참나무류 10월 29일, 은행나무 11월 1일 (가까운 금강수목원 기준)
- 위치 :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로 461
- 문의 : 042-270-7885
- 운영시간 : 3월~6월·9월~10월 09:00~18:00/7월~8월 09:00~19:00/11월~2월 09:00~17:00(연중무휴)
취재 : 이수린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