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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찾아온 전시, 부모님과 함께한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국 4개 권역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지역에서 가족과 누린 문화

2026.09.28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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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전시나 문화 행사를 종종 찾아다녔다. 

주말이면 미술관이나 전시관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를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정작 고향인 원주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전시를 보러 간 기억이 한 번도 없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여행을 가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러 함께 나간 적은 많았지만, 전시를 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본 적은 없으셨다. 

그러던 중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이 원주에 온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전시를 찾아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전시가 우리 지역으로 찾아온다는 점이 좋았고, 무엇보다 강원권 첫 전시가 원주에서 열린다고 하니 이번에는 부모님과 함께 가보고 싶었다.

공예 명작전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본인 촬영)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은 우수한 공예 작품을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예 전문 순회전시다.

2026년 7월부터 2027년 2월까지 강원, 영남, 충청, 호남·제주 등 4개 권역 13개 전시장에서 공예 작가 104명의 작품 60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권역별로 전문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고, 지역 공예가들도 함께 참여해서 지역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공예 작품을 만나는 기회를 늘리는 동시에, 지역 작가들의 전시 기회를 확대하고 각 지역이 가진 공예와 문화의 가치도 함께 알리려는 취지다.

강원권 전시는 원주 학성갤러리를 시작으로 국립춘천박물관, 강릉아트센터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원주에서는 9월 17일(목)부터 10월 24일(토)까지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전시를 보러 가자고 미리 말씀을 드리고, 추석 연휴 전 일찍 고향에 내려갔다.

"내가 딸내미랑 갤러리에 가는 날도 다 있네"라고 하시며 데리러 온 아빠는 이날따라 옷도 꽤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오셨는데, 평소 외출할 때보다 조금 더 신경을 쓴 모습이 보여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전시장을 찾아가면서 '여기에 갤러리가 있었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서울에서는 새로운 전시가 열리면 어디서 하는지 찾아보곤 했는데, 정작 고향에서는 '어떤 문화 공간이 있는지 제대로 찾아본 적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한지와 느티나무, 유리, 금속을 비롯해 여러 재료를 이용한 공예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완성된 작품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는데 작품 옆에 적힌 재료를 확인한 뒤 다시 작품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 표면을 살펴보는 과정이 전시의 재미 중 하나였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재료가 누군가의 손과 기술을 거치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 된다는 게 공예의 매력이구나 싶었다. 

공예 명작전 영상 전시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영상 전시 (본인 촬영)

전시 한편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완성된 작품만 볼 때에는 형태나 색부터 눈에 들어왔지만, 작가가 재료를 자르고 다듬고, 손으로 형태를 만들고, 여러 과정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길이 필요한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작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알고 나니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성질과 계속 씨름하는 제작의 과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공예 명작전 전시 작품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시 작품 (본인 촬영)
공예 명작전 전시 작품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시 작품 (본인 촬영)

같은 작품을 보고도 나와 부모님의 취향은 달랐는데 그중 아빠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것은 박주형 작가의 '흘려 쓴 글씨' 작품이었다.

느티나무와 옻칠을 이용한 작품인데, 직선으로 반듯하게 다듬어진 나무가 아니라 자유롭게 휘어지고 이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내가 가장 오래 바라본 것은 이태훈 작가의 유리 작품이었다.

유리로 이렇게 얇고 섬세한 공 모양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했고, 무엇보다 빛을 받을 때의 모습이 정말 예뻤다.

공예 명작전 전시 감상 나누기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시 감상 나누기 (본인 촬영)

작품을 보고 난 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궁금했는데, 마침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관람객이 자신이 느낀 감각과 생각을 직접 적어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내가 마음에 들었던 이태훈 작가의 작품에는 '작은 세계를 보는 것 같다', '공기까지 작품처럼 느껴진다', '무언가 자라나는 듯하다', '따스한 엄마 마음 같다'라는 표현도 있었다.

나는 유리의 영롱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는데, 누군가는 생명력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따뜻함을 느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직접 전시를 보고 나니 '찾아가는 전시'의 의미가 무엇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전시와 공연 같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집중돼 있으면 관심이 있어도 거리와 시간 때문에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좋은 전시가 지역 가까이 찾아오면 평소 전시를 즐겨보지 않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한 번 들어가 볼 수 있고, 이번의 우리 가족처럼 가족과 함께 새로운 문화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 공간이나 지역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 또한 이번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서 '앞으로 원주에 오면 어떤 전시가 열리고 있는지도 한 번씩 찾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족과 함께 충분히 새로운 문화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전시가 우리 지역으로 찾아오지 않았다면 아마 나 역시 부모님과 갤러리를 가볼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은 원주뿐 아니라 강원권의 다른 지역과 영남, 충청, 호남·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이어진다.

평소 전시를 보기 위해 멀리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혹은 가족과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즐겨보고 싶다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전시가 찾아오고 있는지 한 번 살펴봐도 좋겠다.

지역으로 찾아온 전시 하나를 계기로 평소와는 다른 문화생활을 즐기고, 가족과 새로운 추억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 (보도자료) 공예가 일상 속으로,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국 순회 개막

☞ 전통문화포털 - 원주 학성갤러리 기획전시 '2026 찾아가는 공예명작전' 안내 바로 가기

박세아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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