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는 서울시 참여 예산위원으로 활동했다.
집안 살림 꾸리기도 벅찼던 내가 지역 예산 결정에 참여했던 것은 꽤 값진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예산에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레 나라 살림 전반을 다루는 국가 예산까지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얼마 전 국가 예산을 소개하고 입법까지 제안할 수 있는 '국가 예산 안내센터'가 이틀간 운영된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했다.
더욱이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입법 제안까지 가능하다니 호기심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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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3일부터 이틀간 국회에서는 제1회 국회 입법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는 '기후 위기 극복', '지방 소멸 대응', '민생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함께 입법과 정책을 공유하고 국민 의견을 경청하며 우리 사회의 해법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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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못해 이글거리던 오후, 국회를 찾았다.
국회 중앙잔디광장은 하얀 천막을 친 부스들로 줄지어 있었다.
각 부처와 지자체 등은 '기후 위기 극복', '지방 소멸 대응', '민생경제 활성화'와 관련해 퀴즈와 이벤트, 체험 활동을 통해 정책을 홍보했다.
보자마자 '정책 맛집'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기관이 정책 알리기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세 가지 주제에 관한 각 부처의 주요 사업들을 대부분 만나볼 수 있었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참관객 중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붙은 정책 홍보물 중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대한민국 정책지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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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신 참관객들은 주로 수도권에 거주하시는데요. 수도권 거주자분들은 민생경제 활성화와 기후 위기 극복을, 고향이 지방인 분들은 지방 소멸 대응을 시급하다고 보시더라고요."
안내자의 설명대로 커다란 지도 위에는 지역별로 각기 다른 색의 스티커가 촘촘히 붙어 있었다.
참관객들은 자신의 거주지나 고향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을 직접 골라 스티커로 표시했고, 그렇게 스티커가 쌓여 '대한민국 정책 수요지도'가 완성되고 있었다.
대부분 도시에서는 '민생경제 활성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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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는 한 지역 공무원이 저출산과 지역 소멸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자리에 앉아 듣다 보니, 지역 소멸의 심각성이 진지하게 와닿았다.
그 사이 각 부스에서는 정책 홍보가 한창이었다.
먼저 내일배움카드를 소개하는 고용노동부 부스가 눈에 띄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몇 년 전 발급받고 아직 사용하지 못했다고 하자, 담당자는 유효 기간과 재발급 절차에 관해 친절히 답변해 주었다.
많은 사람이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부담 없이 새로운 기술을 익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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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는 '상생페이백'을, 한국관광공사는 '디지털 관광 주민증'을 소개했고, 몇몇 지역 부스에서는 직접 관광 주민증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했다.
한국 사회보장 정보원 부스는 '복지만물상'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져 다양한 미션을 통해 정책을 알렸다.
이곳에서 알게 된 '복지 멤버십'에 관해 묻자, 안내자는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몰라서 놓치는 일이 없도록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안내를 해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정책들도 구체적이었다.
진안군 부스에서는 농촌 유학 가족을 위한 체류형 거주 시설 조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 마을 여행 활성화 사업 등을 홍보하고 있었다.
◆ 국가예산 안내센터 - 2026 예산안 궁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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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의 재정 정보공개 시스템 '열린 재정'에서는 키워드 검색으로 부처별 세부 사업 설명과 예산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산안과 결산보고서 같은 중요한 재정 문서도 내려받을 수 있고요. 재정과 경제 관련 통계가 필요하다면 국회예산정책처의 나보스탯(NABOSTAT)을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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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궁금했던 예산, 이번 입법박람회로 나를 이끈 '국가예산 안내센터' 부스를 찾았다.
이곳은 국민이 전시와 체험을 통해 국가 재정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국회에 제출된 2026년도 예산안 서류철을 비롯해 2025년 예산안, 2024년 결산 문서와 국회 소속기관의 분석 보고서가 전시돼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담당 직원의 안내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의 나보스탯, 기획재정부의 열린 재정 같은 재정 정보공개 시스템을 이용해 보니, 이전에는 몰랐던 국가 예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됐다.
책장에 꽂힌 실제 예·결산 서류를 직접 넘겨보고, 관심 있는 사업을 전자열람대에서 바로 확인해 보는 과정은 매우 유익했다.
곳곳에 배치된 담당 직원들은 어려운 내용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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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벽면에는 2024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2026년 예산안의 12대 주요 사업 등이 한눈에 보기 쉽게 돼 있었다.
2024년 산업별 GDP는 어땠을까.
서비스업이 1324조 원, 제조업이 611조 원 순이었다.
더불어 2026년 예산안 728조 원 역시 12대 주요 분야에서 어떻게 나뉘는지 알아보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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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총수입을 구성하는 국세 수입과 세외 수입 항목은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표로 정리된 것을 찬찬히 보니 흥미로웠다.
특히 벌금, 면허료, 입장료 등 나와 무관하게 여겼던 세외 수입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니 그동안 머리 아파 보였던 예산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지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부스 한편에서 국민 참여 예산에 의견을 제안할 수 있어 평소 생각했던 내용을 간단히 적어 제출했다.
내가 낸 의견이 조금이라도 반영되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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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들 주요 질문이 무엇인지 묻자, 담당 직원은 "보통 본인의 관심 분야에 대해 많이 문의하십니다. 공통적으로는 작년 예산 대비 변경 사항이나 어느 분야 예산이 가장 많이 늘었는지 궁금해하시고, 전반적인 국가 재정 상황을 묻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 저희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시고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 생애 첫 입법 제안을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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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관심 있게 본 것은 '입법 제안' 코너였다.
국회가 입법기관이라는 사실은 초등학교서 배우지만, 국민이 직접 입법을 제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잊고 지냈었다.
벽면 전시물에는 입법 의견 제안제도가 소개되어 있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이 입법 의견을 내면 국회사무처 법제실 검토를 거쳐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의결하는 절차였다.
한 사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 생계·의료 급여를 받는 장애 아동이 수당을 몰라 신청하지 못하거나 신청 시 경제 수준을 재조사받는 불편이 있다는 제안이 접수되었다.
이 제안은 11월 법률안으로 발의되었고, 국회 심의를 거쳐 지난 4월 마침내 의결되어 저소득층 장애 아동의 수급권과 생계 보호가 한층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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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국민 아이디어를 받는 '입법제안소'도 운영 중이었다.
생애 첫 입법 제안서를 쓰려니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생각해 보니 우리 주변에 개선이 필요한 불편한 점들이 참 많았다.
제목과 제안자 정보를 적고, 박람회 3대 주제 중 하나인 '지방 소멸 대응'에 관해 평소 가졌던 생각을 간단히 적었다.
번호표를 받아 투표함에 넣고 다른 참관객들이 정성껏 써 내려간 좋은 의견들도 찬찬히 읽어봤다.
◆ 담당자의 이야기
박람회를 둘러본 후, 국회 기획 예산담당관실 정혜윤 사무관에게 간단한 질문을 했다.
Q. 입법박람회를 개최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A. 일반적으로 법은 어렵고 국회나 정부만의 영역이라 생각하기 쉽다.
이번 박람회는 국민이 '입법'이라는 분야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마련한 '소통의 장'이다.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우수 정책 사례를 홍보하고, 국민이 직접 입법 제안서를 작성하며 국회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기를 기대한다.
Q. 박람회의 3대 주제(기후 위기 극복, 민생경제 활성화, 지방 소멸 대응) 선정 이유는?
A.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세 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이 주제를 중심으로 국회와 정부, 지자체가 어떤 노력을 하는지 국민이 한눈에 파악하고 관련 세미나와 전시, 체험을 통해 모든 세대가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Q. 현장에서 제출된 '입법 제안'은 어떻게 반영되나?
A. 박람회에서 접수된 입법 제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참고 자료'로 송부된다.
국회의원들은 의정 활동 시 이 자료를 참고해 정책에 반영하거나 법률안 발의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국민과 입법을 연결하는 중요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이날 국회 잔디광장은 딱딱한 정책이 전시된 공간이 아니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입법과 예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직접 예산에 의견을 내고 입법 제안에 참여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내년에 열릴 '제2회 국회 입법박람회'에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해 정책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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