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전동성당, 논산 강경역사관(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인천 짜장면박물관(구 인천 선린동 공화춘) 등등.
흔히 우리가 여행하다 보면,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을 자주 만나게 된다.
대한민국 근대 건축물은 갑오개혁 이후부터 대한제국 시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물을 말한다.
국가유산청은 역사적·예술적·사회적 또는 학술 가치가 인정되어 특별히 보존할 필요가 있는 건축물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등록문화유산은 '국가등록문화유산'과 '시도등록문화유산'으로 나뉘며, 건축물 외에도 시설, 교량, 물품, 기록, 장비 등이 대상이 된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국가등록문화유산 현장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근대건축유산에 대한 건축 기술 이야기를 듣는 '2025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다.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는 근대건축유산의 보수·정비 과정에서 축적된 수리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자 마련했다.
올해 3회차를 맞은 이번 답사는 지난해 서울과 군산에 이어 대전에서 진행했다.
답사 대상은 헤레디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을 시작으로 대전창작센터(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 지원), 대전 대흥동성당, 대전 테미오래(구 충남도지사 공관 및 관사촌), 대전 근현대사전시관(구 충남도청사) 등 대전 지역 국가등록문화유산 5곳이었다.
현장에는 사전 모집을 통해 선정된 일반 국민(20명) 및 건축 전공자(15명)를 비롯하여 관계자, 스태프, 기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우선 안창모(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근대도시 대전의 탄생 과정과 발달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당시 번성했던 충남 공주가 아닌 대전에 경부선 철도역을 건설하였다.
이는 산과 구릉지가 많은 공주를 피해 넓은 평야가 있는 대전을 택하며 철도 노선의 더욱 신속한 공사를 꾀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물적·인적 자원의 원활한 이송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후 대전이 빵과 칼국수 등 밀가루 음식이 발달한 것도 경부선과 호남선이 나뉘는 지리적 여건상 미군의 밀가루 수급이 매우 활발했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 헤레디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답사한 곳은 '헤레디움'이었다.
1922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으로 지어진 이곳은 현재 예술 전시와 클래식 공연을 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창모 교수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의 완공 시점에 주목하며 대전은 충남도청(1932년~ )이 들어서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도시화가 상당히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지역 내 경제 독점 및 토지·자원의 수탈을 위한 국책회사로 일본인들의 이주와 정착을 돕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답사 프로그램 진행은 대전 지역 근대건축유산 복원에 참여했던 이상희 교수(목원대학교 건축학과)가 맡았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은 일본의 근대 관공서 양식을 지닌 건축물로써 전국에 현존하는 동양척식주식회사 3곳 중 하나다.
주된 특징은 구서울역 건물과 동일한 외관 벽돌, 독특한 비례의 창문과 몰딩 구조, 90cm에 이르는 두꺼운 벽체를 지녔다.
해방 이후에는 소유주에 의한 다수의 용도 및 구조 변경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건축물은 많이 훼손되었다.
복원 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고 한다.
우선 가장 중요한 설계 도면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고도의 복원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내부 공간은 천장과 기둥을 주목했다.
천장은 겹겹이 음각화된 근대 건축 양식이 돋보였고, 기둥은 살짝 동그랗게 구현된 직선형 디자인이 한 눈에 들어왔다.
원형 계단을 따라 이동한 2층은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
1층과 이어지는 두 개의 기둥과 뻥 뚫린 천장 구조, 그리고 외부 창을 막은 벽체가 특징이다.
이는 완벽한 복원이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간의 재생과 유지를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 대전창작센터(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 지원)
대전의 명물, 성심당 본점에서 아주 가까운 대전창작센터다.
1950년 완공된 이 건축물은 과거 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 지원이 자리했고, 현재는 대전시립미술관의 분원 건물로써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기획 전시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 원도심에서도 딱 중앙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오후 내내 따스한 햇살이 비추며 포근하고 아늑한 첫 인상을 준다.
채광이 너무 좋은 탓일까?
서향의 강렬한 햇볕을 차단하기 위한 창문 위 철제브리이즈 레일과 외벽 창틀,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아치형 입구 등 근대적 건축 수법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 대전 대흥동 성당
대전창작센터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대전 대흥동 성당이다.
1962년 지어진 이곳은 대한민국 성당의 모더니즘 건축 양식을 잘 보여 주는 건축물이다.
당시 보편적인 벽돌 대신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사용했고, 내부 역시 철근 콘크리트 구조체를 규칙적으로 노출한 것이 특징이다.
대흥동 성당은 '12사도상'과 '성모상'도 주요 볼거리다.
12사도상은 근현대 한국 미술계에서 유명한 이남규(1931~1993), 최종태(1932~ ) 두 작가의 작품으로 성당 전면에서 볼 수 있다.
성당 뒤뜰에 있는 성모상은 한국전쟁 이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한국 어머니상을 그린 것으로 외모가 다소 남성스럽다.
성당 내부에는 프랑스 출신 앙드레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의 대형 벽화 10점이 있다.
그중 2점을 제외한 나머지 8점은 1970년대 후반에 사라졌다가 2019년 재현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되었다고 한다.
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 남아 있던 앙드레 부통 신부의 벽화 원본 필름 덕분이었다.
여기서 야수파 작품의 특징인 단순한 색과 당시 부통 신부가 작업했던 페인트 색상에 관한 기록을 바탕으로 재현할 수 있었다는 뒷이야기가 있다.


■ 대전 테미오래(구 충남도지사 공관 및 관사촌)
테미오래는 1932년 충남도지사 공관과 고위 공무원 관사 건물이 밀집한 관사촌으로 건립되었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관사촌 건물은 구 충남도지사 공관과 관사 4동, 부속 창고 3동이고, 그중 충남도지사 공관은 2012년 12월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기 전까지 그 기능을 수행했다.
최근 시민들의 문화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한 테미오래는 문화체육관광부 로컬 100에 선정되었다.
관사들은 한국, 일본, 서양식 건축을 절충한 양식으로 건립되었고, 건물 모두가 동일한 재료와 형태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방문 당시 도지사 공관을 비롯한 일부 관사 건물은 임시 휴관 상태였다.
건물 외벽을 둘러싼 철근 구조물과 가림막을 보니, 건축물의 유지·보수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였다.


■ 대전 근현대사전시관(구 충남도청사)
1932년 건립된 충남도청사 건물은 현재 대전시립박물관 분관인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국립현대미술관 대전 분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건물은 근대 일본의 전형적인 관공서 형식으로 지었으며, 외관을 구성하는 모든 벽돌 자재를 개별 제작하여 수려한 건축미를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충남도청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벽체 장식 문양을 외관 1층 창과 2층 창 사이에 총 52개가 배치되어 있다.
조금 단조로운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화려하다.
특히 2층을 연결하는 중앙 계단과 로비를 중심으로 장식적인 배경이 돋보인다.
독특한 몰딩이 있는 아치형 기둥과 벽주들이 눈에 띄는 가운데 바닥에는 작은 타일을 이어 붙여 장식성을 높였다.
중앙계단은 인조석 물 갈기를 바탕으로 대리석을 덧대어 발판을 만들고, 난간 또한 인조석 물 갈기로 마감하고 곱게 라운딩 된 형태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2층 도지사실은 바깥 테라스 공간을 주목했다.
햇볕이 들 때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근대건축유산의 가치를 더해준다.
참고로 테라스 정면을 응시하면, 맑은 날 직선거리 1km가량 떨어진 대전역도 보인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관한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는 근대건축유산을 건축적 관점에서 탐방하는 아주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근대도시 대전의 형성 과정과 관련 배경은 물론 건축 전문가의 해설이 더해지며 등록문화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대전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한 제3회 헤리티지 오픈하우스는 신청 시간 1분 만에 마감되는 등 높은 관심과 인기를 보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등록문화유산을 탐방하는 대국민 프로그램이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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