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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과 에너지 전환의 과제

2026.04.08 김연철 인제대 교수(전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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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전 통일부 장관)
김연철 인제대 교수(전 통일부 장관)

중동전쟁으로 전 세계의 에너지 수급에 빨간불이 커졌다. 전쟁이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전쟁으로 파괴된 원유와 가스 시설의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전쟁의 종전 시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 석유·가스 시설의 복구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 당분간 고유가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신재생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 중요하다. 정부와 해당 기업은 대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한국 원유 수입의 70%, LNG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시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 중동을 제외한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도 어렵다.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제재가 한시적으로 풀렸지만, 대금결제를 비롯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줄어든 공급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수요를 줄여야 한다.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일상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후 변화의 시대에 탄소제로를 위한 생활 습관 변화는 권고사항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전쟁이 만든 에너지 위기는 그것을 의무 사항으로 만들었다.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항공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 위기 극복은 언제나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가 오는 8일 2부제(홀짝제)로 강화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5부제가 시행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외교부 청사 주차장 입구.(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가 오는 8일 2부제(홀짝제)로 강화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5부제가 시행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외교부 청사 주차장 입구.(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단기적인 대책과 동시에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에너지 수급에서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핵심은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이다. 지난 2024년을 기점으로 신재생 에너지는 발전량 기준으로 전체 에너지 수급에서 10%를 넘었고, 2025년에는 12~13% 정도로 늘었다. 그러나 OECD 국가의 평균인 35%, 중국의 40%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낮다. 

신재생 에너지의 증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기반 시설 차원에서 첫째, 송배전망의 건설이 중요하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송배전망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국제에너지 기구는 유럽연합에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1유로를 투자할 때, 전력망에 0.7유로를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력망 투자에 미흡했던 유럽의 일부 국가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둘째,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구축이 중요하다. 풍력이나 태양광은 바람이나 햇볕의 변화에 영향받기 때문에, 오래 그리고 일정한 양을 저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송배전망의 한계와 전국적인 에너지의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자립 섬이나 에너지자립 마을을 더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자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장치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셋째, 공간의 효율성이다. 고속도로 중앙 분리대나 공공 기관과 대형 공장의 지붕과 같이 사각지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민간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영농형 태양광 시설처럼 논밭이나 과수원, 축사 등에서 태양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높이를 조절하면 얼마든지 농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합천댐의 연꽃 모양의 수상 태양광처럼 자연경관을 살리는 지혜도 중요하다. 동해안의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을 앞당기고, 수상 태양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 과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첫째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정치적 지지의 확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이 겪은 교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유럽은 전쟁 이후 탈러시아 에너지 정책을 수립했다.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하고 재생 에너지를 늘리며 에너지 소비감축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했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다. 국민은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자,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는 비용 분담을 고통스러워했다. 환경오염을 완화하기 위한 프랑스의 유류세 인상에 대중들이 반대하고, 독일에서 녹색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가 대표적이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사회적·정치적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다. 당연히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녹색 전환과 긴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 지역을 최대한 가깝게 하고, 에너지 배분체계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혁신에 투자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 위한 '사회적 합의' 중요 

세계적인 차원에서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경제 안보에서 에너지 안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달라진 세계에서 에너지 안보가 모든 국가의 가장 중요한 생존전략이 됐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동시에 에너지 전환은 장기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스페인의 '정의로운 전환' 전략처럼, 폐광이나 폐쇄된 화력 발전소 지역에 재정지원과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송배전망의 경로 선택의 투명성과 해당 주민을 보상하는 방안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합의와 공감이 뒷받침돼야 멀리 갈 수 있다.

김연철

◆ 김연철 인제대 교수 / 전 통일부 장관

성균관대에서 북한의 정치경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문재인 정부때 통일연구원 원장,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현재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이며,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협상의 전략>(2016), <70년의 대화: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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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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