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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이야기 10] '야매'가 '매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연 공모전 - 우수상

2025.09.19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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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이야기 10] '야매'가 '매직'으로 하단내용 참조

<'야매'가 '매직'으로>
- 민생 소비 쿠폰이 연결한 세대 간 사랑

제 친정아버지는 37년생 소띠. 어느덧 아흔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80주년인 올해까지, 그야말로 우리나라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분이지요. 6·25 전쟁 당시엔 열네 살 어린 나이에 가족과 헤어졌습니다. 고아원에 들어갔다가 나이 많은 형들한테 맞는 게 싫어 도망쳐, 시장 바닥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아버지. 배운 것도, 가진 것도 하나 없이 그저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는 아버지의 과거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래서 어쩌면 '야매'가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수십 년 전, 고된 살림에 치과 치료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그저 싸다는 이유로 '야매' 시술로 겨우 때웠던 어금니와 주변 이가 지금 와서 말썽을 부렸습니다. 어디가 아프다 말다 일절 내색하지 않던 아버지가 지난달에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바쁘냐? 이빨이 좀 흔들리는데···."

먼저 병원 가자는 말씀을 안 하시는 분인데, 저 정도면 이가 많이 불편하다는 뜻이었죠. 내심 걱정하며 아버지를 모시고 치과로 향했습니다.

진찰실에서 잘 들리지도 않는 귀로 열심히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는 아버지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늘 강하고 무서워 보이기만 한 아버지였는데, 이제는 저보다 키도 작아지고 지팡이 없이는 걷기도 힘든 할아버지가 되셨습니다. 정밀 진단 결과 치통의 원인은 노후화된 보철물이었습니다. '야매'로 한 보철물이 삭아서 어금니와 주변 이까지 통증을 주니 당장 제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보철물 제거 후 새 이를 해 넣어야 하는데, 임플란트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행히 두 개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해서 한숨 돌렸지만, 나머지 한 개는 보험 적용이 안 되고 뼈 이식도 해야 한다 해서 비용이 제법 나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머뭇거렸을까요? 제가 속으로 돈 걱정하는 것을 훤히 들여다보시기라도 한 것처럼, 아버지는 두 개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구조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데도 손사래를 치며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빨에 큰돈 안 들이련다. 야매로 한 것도 몇십 년 잘 버텼구먼." 하셨습니다.

아, 또 그 '야매' 소리.
아버지는 과일을 사도 꼭 멍든 거나 시든 걸 사 오셨습니다. 제가 대학교 때 처음 생긴 세탁기도 중고였으며, 좀 쉰 듯한 밥은 물로 헹군 후 끓여 드셨습니다. '야매'에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랬을까요? 아님, 돈 걱정하는 제 마음을 들킨 게 부끄러워서였을까요? 저는 괜히 아버지께 짜증을 부리고 말았습니다.

"아, 쫌! 병원에서 하자면 그냥 하세요. 돈을 내가 낼게."
아버지 앞에서 큰소리치며 카드를 긁었지만,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한 주 뒤, 치과 검진 날. 치과 안내데스크 앞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병원에 양해를 구하고, 전에 긁은 카드를 부분 취소하고 제 소비쿠폰을 사용했습니다. 15만 원이 어딘가요? 괜스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들은 남편이 주저 없이 자기 쿠폰도 사용하자고 했습니다. 13만 얼마 남았는데, 그걸 보태겠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저를 감동하게 만든 것은 올해 스물셋인 딸아이였습니다. 저녁에 얘기를 듣더니 자기 소비쿠폰도 선뜻 내놓았습니다. 딸아이 것까지는 안 받고 싶었는데, 아이가 쿨하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담달에 외할아버지 생신인데 난 이걸로 퉁칠래."
제 마음 무겁지 않게 하려고 장난스레 말하는 딸아이가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근데 엄마! 내가 천 원 써서, 14만 9천 원만 남았어.ㅋ"

14만 9천 원이든, 1만 4천 9백 원이든, 아이 마음이 예쁘고 기특해서 코끝이 찡했습니다. 병원에 또 양해를 구하고, 남편과 아이의 소비쿠폰으로 결제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크게 도움이 되는 금액이어서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생각지도 않은 이번 소비쿠폰이 저에게는 마치 매직 쿠폰 같습니다. 이젠 제발 그 '야매' 좀 버리고 정상적인 물건을 사고, 정상적인 치료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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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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